[직업전환] 컨설팅, 불확실성을 건너려면 전부를 걸어라

인터뷰

[직업전환] 컨설팅, 불확실성을 건너려면 전부를 걸어라

2022-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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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의 삶도 안갯속 더듬는 시대…

연약한 우린 어떻게 극복해야 할까 성취는 노력에 정비례 안 해…

정체와 인내 쌓여야 큰 도약

절실히 원하면 모든 걸 걸어야

 

최근 시청률 20%를 넘기며 인기 있었던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에 이런 장면이 나온다. 혼자서 아들을 키우는 미혼모, 동백이(공효진 분) 앞에 뒤늦게 아이 아빠가 나타난다. 돈 많은 프로야구 선수인 그는 자신이 키우겠다며 아이를 데려간다. 하지만 숨겨 놓은 아들이 있다는 게 밝혀질까 두려운 그는 아들더러 ‘조카’라 한다. 그러자 동백이 일갈한다. 아이 인생에 집적대지 말라고, 아빠 노릇을 하려면 네 것을 다 걸라고. 당연히 아이는 동백이가 키우게 되고 아이에게 아빠의 몫은 없다.

올해 대학을 졸업한 이모씨는 요즘 밤잠을 설치며 이메일 확인만 한다. 지난 학기 50개가 넘는 회사에 이력서를 넣었고 지원 동기를 밝히는 커버레터를 작성하느라 엄청난 시간을 할애했지만 한 군데서도 연락이 오지 않았다. 더 이상 지원할 회사도 찾을 수 없다는 그는 인터뷰 기회라도 한번 얻었으면 좋겠다고 불안감을 토로했다.

‘코로나 세대’라 불리는 올해 대학 졸업생들이 ‘취업 절벽’에 내몰리고 있다. 코로나 세대란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의 여파가 불러온 사상 최악의 취업난에 허덕이는 1990년대생 젊은 층을 가리킨다. 통상 인문사회 및 예체능 계열보다 취업 성적이 좋은 이공계 졸업생들마저 여느 해와 크게 다른 상황이다. 하물며 합격 통지를 받았던 회사에서 채용 취소가 날아오는 경우가 빈번해 취업준비생들의 현실은 절박하기만 하다.

불확실성의 시대다. 지금껏 통해 왔던 것들이 더는 통하지 않아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알 수가 없다. 짙은 안갯속을 더듬더듬 가야 할 판이다. 이런 불확실성은 국가 경제나 정치 혹은 기업의 미래같이 큰 것들에 얘기되곤 하지만 개인의 인생에도 불확실성은 자주 찾아온다. 아니 어쩌면 인생 자체가 불확실인지도 모르겠다. 언젠가는 죽는다는 한 가지를 빼고는.

불확실성을 어떻게 극복할까. 더구나 환경을 통제할 힘이 없는 개인은 불확실성을 어떻게 넘어설까. 내겐 오래전부터의 관심사요 질문이다. 그런데 질문이라는 게 흥미로운 데가 있어서 마음속에 질문을 품고 있으면 발효가 시작된다. 마치 콩이 발효되어 된장이 되고 청국장이 되는 것처럼 질문을 품은 자리에 뭔가가 꾸물꾸물 생겨난다. 나는 그것을 ‘인사이트’라고 부르겠다. 겉에서는 잘 보이지 않던 안쪽이 보이기 시작하는 거다. 오랜 질문 끝에 이런 생각이 자라기 시작했다. 이름하여 ‘불확실성의 그래프’다.

자, 간단한 그래프 하나를 그려 보자. 가로축을 노력, 세로축을 성취라 하자. 만약 노력하는 대로 성과가 나온다면 그래프는 우상향 45도 형태가 될 거다. 하지만 세상일은 그렇게 돌아가지 않는다. 오히려 계단식에 가깝다. 예를 들어 영어 공부를 한다 치자. 결심을 하고 몇 날 며칠을 열심히 한다. 일주일 공부하면 일주일만큼 영어가 들리고 2주일이 지나면 또 그만큼 진도가 나가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그런 경우는 별로 없다. 오히려 되는지 안 되는지 알 수 없는 채 시간만 가는 경우가 더 많다. 그러다 보면 이걸 계속해야 되나, 된다는 보장도 없는데 차라리 다른 걸 하는 게 낫지 않을까, 이런 마음이 슬금슬금 올라온다. 포기하기 시작한다. 다시 굳은 마음을 먹고 계속한다 치자. 어느 날 귀가 열린다. 영어가 막 들리기 시작하는 거다. 아, 이제 됐구나 하며 마음을 놓는다. 그러나 웬걸, 시간이 지나면 또 제자리 같다. 다시 모르겠는 거다. 이 단계에서 또 적잖은 이들이 포기한다. 남은 이들이 점점 줄어든다. 결국 성취는 불확실성의 구간을 통과해야 가능하고 그래서 그래프는 계단식이 된다.

그럼 왜 성취 그래프는 이런 식일까. 왜 노력하는 대로 결과가 바로바로 나오지 않고 사람 애간장을 태우는 걸까. 나는 실없이 이런 생각을 해본다. 단단한 소수를 골라내는 우주의 테스트가 아닌가 하고. 정말로 그 일이 하고 싶은지, 절실하게 원하는지를 걸러 내려는 이치가 아닐까 하는. 만약 바로바로 성취를 실감할 수 있다면 힘들더라도 포기하지 않고 계속 갈 수 있다. 그런데 인간사 대부분은 되는지 안 되는지 알 수 없는 불확실성의 구간을 통과해야 한다. 이 불확실성이 사람을 잡는다. 주식 시장에서도 드러난 악재보다 불확실성이 더 나쁘다고 하지 않는가.

벌써부터 내년도 전망이 나오고 당장 올 하반기 경기나 취업시장도 역시 만만치 않은 해가 될 거라고 한다. 그럼에도 성취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들에겐 공통점이 있다. 능력이 뛰어나다는 얘기가 아니다.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간다는 말이다. 될지 안 될지 알지도 못하면서 무슨 힘으로 그렇게 하는 걸까. 동백이 말처럼 전부를 거는 거다. 여차하면 발을 빼려는 태세로 한 발만 담그는 게 아니라 두 발을 다 담그고 전력을 다하는 거다. 위험을 분산하는 것이 상식인 세상에 이 무슨 잠꼬대 같은 소리인가 싶겠으나 지금껏 살아온 인생이 내게 가르쳐준 것은 이런 것들이다. 절실하게 원하는 것에 전부를 걸라고. 불확실성의 안개는 그 힘이 걷어준다고.

최근 4년간 제가 만났던 모든 무용수들은 앞으로의 미래나 졸업 후의 진로에 대하여 수많은 고민을 하였다. 특히 어려서부터 한길 춤만 바라보며 화려하고 눈부신 무대 위를 달려왔지만 직업수명과 은퇴시기가 너무도 짧은 무용수들에게 새로운 내일을 스스로 설계함은 매우 막막하고 어려울 길일 것이다.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빠르게 변화하는 직업세계와 노동시장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 의사결정에 대한 막막함과 불안감, 대안으로는 너무도 불충분한 정보 탐색, 모호하고 왜곡된 수많은 정보들로 인해 심하게 우왕좌왕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러한 고민에도 불구하고 대학에서나 주변의 어느 누구도 ‘우리가 흔히 아는 그 길’ 외에는 알려주는 사람이 없어 힘들어해야만 했을 것이다. 이제 사회에 발을 내딛는 무용인들, 졸업을 앞둔 무용인들에게 관련한 취업진로 전문가로서 저도 직접적이고 현실적인 취업과 진로에서의 도움과 지원에 앞으로도 제 전부를 걸겠다. 커다란 변화에 도전하는 전문무용수들도 두려워말고 저와 함께 큰 도약과 비상을 향해 또 달려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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