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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발레단 예술감독을 거쳐 한국발레협회 회장을 지내셨고,현재 숙명여자대학교 교수와 (재)전문무용수지원센터의 이사장으로 재직 중이신데요. (재)전문무용수지원센터에 대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재)전문무용수지원센터는 한마디로 국내 무용수들에 대한 다양한 지원을 하는 기구입니다. 무용이라는 예술분야에서 무용수로서의 삶은 그리 길지 않습니다. 보통 30대~40대에 은퇴를 하는 것이 대부분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무용수들은 외국 무용수들에 비해 은퇴 이후에 대한 체계적인 준비가 부족해요. 외국의 경우 무용수직업전환국제기구(IOTPD)가 있습니다. 메디컬닥터, 파일럿, MBA진학 등 무용분야에만 국한되어 있는 것이 아닌 다양한 직업분야에서 활발한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지원을 해주고 있는 곳이지요. 2005년 문화체육관광부에서도 이러한 기구의 필요성을 절감했고 재단이 설립되었습니다. 국내 무용수들도 은퇴 이후에 제2의 인생을 살아갈수 있게 다양한 분야의 직업전환교육은 물론 활동을 하다가 상해를 당하는 무용수들에 대한 수술비 지원, 열악한 환경에서 공연을 하는 민간무용단체의 대한 지원사업도 하고 있습니다.
충무아트홀 후원회 기획이사로 활동하고 계십니다. 후원회 가입동기와 후원회 발전방안에 대하여 말씀부탁드립니다.
국립발레단 예술감독, 한국발레협회 회장으로 재직할 당시 각 기관별 후원회 활성화를 위한 노력을 하였는데, 그때의 이종덕 사장님과의 인연 때문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사장님을 알게 된지는 30여년이 됐는데, 사장님은 감사하게도 제가 몸담고 있던 기관의 후원회에 모두 가입을 해주셨어요. 기금의 액수보다 마음과 마음의 연결이 가장 중요하는 걸 그 때 느꼈습니다. 예를 들어 유니세프 등의 난민기구에 직접적인 가입 권유를 받는 것이 아닌데도 진심으로 도움을 주고 싶어 기부를 자청하게 되는 것처럼 어떠한 곳에 ‘내가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수 있구나’라는 감동을 받게 되면 기부하고자 하는 마음이 생깁니다. 스스로 느끼고 감동을 받아야한다는 것이지요. 또한, 지인들과 공연관람을 늘 함께 하려고 합니다. 처음엔 공연을 어렵게 생각하는 분들이라 할지라도 공연을 두 번, 세 번 관람하시면 비교적 공연에 대한 이해와 관심을 갖게 되지요. 그 후로는 본인 스스로 티켓을 구입하여 가족, 지인들과 함께 공연을 보시고, 자연스럽게 팬이 되죠. 그런 보이지 않는 노력들이 지속적으로 쌓여야 하는 것 같습니다.
충무아트홀 공연 중 인상 깊게 보신 작품이 혹은 좋아하는 예술장르가 있으신가요?
올해 충무아트홀이 제작한 창작뮤지컬 <프랑켄슈타인>을 정말 감명 깊게 봤어요. 사실 너무 깜짝 놀랐습니다. 저는 이 작품이 오리지널 외국작품인줄 알았거든요. 연출, 음악, 무대구성, 의상, 배우들의 연기까지 통틀어 가히 최고의 작품이었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그 외의 장르들도 가급적 다양하게 보려고 노력해요. 예전에 직접 안무를 기획 했을 때는 작품을 감상하며 영감을 받는 부분이 많았기 때문에 클래식 콘서트, 영화, 전시에 이르기까지 장르 불문하고 정말 많이 봤었죠. 그 때의 습관이 지금까지 이어온 것 같습니다.
숙명여자대학교 무용학과 교수로 예술계 후배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신가요?
2005년부터 3년간 국립발레단 예술감독, 단장으로 재직 할때는 다양한 기획과 홍보에 주력했던 시기였던 것 같습니다. 옥외홍보부터 시작해서 대외홍보, 마케팅까지 참 활발하게 임했어요. 강단에서 제자들한테 하는 얘기도 그렇습니다. 어느 조직에 들어가서도 대충하지 말라고, 그럴 바엔 아예 하지 말라고 합니다. 조직의 주축으로 들어가서 적극적으로 활동을 해야지 진정 재미를 찾을 수 있는 것이라고요. 또한, 인적네트워킹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사람을 대할 때는 진심을 다하라고 하지요. 제 주위에는 좋은 사람이 참 많아요. 그 부분이 저의 가장 큰 복이며 재산이기도 하죠. 저를 인정해주고 좋아해 주는 마음 자체를 진심으로 고맙게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제 스스로 많이 베풀고자 노력하는 편입니다. 사람들이 저를 필요해 하는 곳은 될 수 있는 한 참석하려고 하지요.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합니다.
저는 오랫동안 대학에서 학생들을 지도하고 작품을 안무하는, 어찌 보면 좋은 환경에서 나만의 시간을 위해 주력해왔던 것 같습니다. 발레협회나 국립발레단의 수장으로 발레의 발전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해왔지요. 주위 무용인들이 제게 “선생님은 이제 전공 불문하시고 전체 무용인들을 위해 일을 해야 한다”고 말을 해요. 그 즈음 전문무용수지원센터 이사장을 맡았던 것 같아요. 그 이후 무용계 전체를 보는 눈을 갖게 되었고 열악한 환경속에서 열정적인 활동을 하고 있는 무용수들의 환경개선을 위해 노력해야 하겠다고 생각했죠. 이제는 제가 그동안 받았던 여러 가지 혜택들을 후배들을 위해 써야할 때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무용인들의 진정한 복지를 위해서 말이죠.
글 윤이영(충무아트홀 홍보마케팅부) / 사진 유승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