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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전환] 기사
관리자 I 2018-07-11 I 188


무용수, 화려함은 잠시…'인생 2막'으로 턴하는 이유는



               
어릴 때부터 무용만 보며 올인하지만 
무용수 대부분 30~40대 '명예 은퇴' 
짧은 수명에 '제2의 삶' 선택도 어려워 
"새로운 삶 위해 무엇이든 도전해야"

어릴 적부터 무용만 바라보며 실력을 갈고 닦아온 무용수들에게 직업전환은 쉽지 않은 과제다. 사진은 전문무용수지원센터에서 무용수 직업전환을 위해 진행하고 있는 재활트레이너 아카데미 모습이다(사진=전문무용수지원센터).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무용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무용수의 삶은 좀처럼 나아지지 않고 있다. 무대 위에서는 화려하고 눈부신 모습으로 관객과 만난다. 하지만 무대 뒤에서는 다른 예술가보다 더 일찍 은퇴를 고민하며 미래를 걱정하는 게 이들의 현실이다. 어릴 적부터 무용만 바라오며 달려온 만큼 이들이 ‘제2의 삶’을 선택하는 것도 쉽지 않다. 무용 대신 새로운 꿈을 찾아 나선 무용수들의 이야기를 통해 이들의 현실을 들여다 봤다. 



◇고민 끝 새로운 삶 선택한 무용수들 


박지민(34)씨는 다른 무용수처럼 어린 시절부터 무용의 꿈을 키웠다. 발레리나였던 엄마의 영향으로 초등학교 때부터 무용을 배웠다. 선화예고와 한국예술종합학교를 나온 박 씨는 더 넓은 세계를 경험하기 위해 영국으로 유학을 떠나 유럽을 무대로 프리랜서 무용수로 활동했다. 이후 한국으로 돌아와 2011년부터 2012년까지 국립현대무용단에서 활동하며 무용수로 남부럽지 않은 커리어를 쌓았다.


지금은 무용수가 아닌 인테리어 디자이너로 새로운 삶을 살고 있다. 2009년 겨울 스웨덴의 한 무용단 오디션을 위해 스톡홀름에 머물면서 인테리어에 관심을 갖게 됐다. 새로운 삶을 선택하는 과정은 쉽지 않았다. 2년 넘게 고민한 끝에 무용수를 그만둘 수 있었다. 국립현대무용단을 나와 곧바로 인테리어 학원을 등록한 박 씨는 2016년 대학원에 진학해 인테리어를 배우며 디자이너로 활동하고 있다. 박 씨는 “어릴 때부터 무용단에서 무용수로 활동하는 게 꿈이었지만 10년 넘게 무용만 하다 보니 어느 순간 미련이 사라진 거 같다”고 말했다. 

‘2017 전문무용수 실태조사’ 중 무용 활동 은퇴시기 비율(자료=전문무용수지원센터).


대부분 무용수들은 은퇴 이후 무엇을 해야 할지 몰라 막막한 경우가 많다. 그래서 많은 이들이 은퇴 이후 무용 관련 일을 선택한다. 무용 전문 재활트레이너도 그 중 하나다. 현대무용단 세컨드네이처 댄스 컴퍼니 출신의 장원정(40)씨는 현재 재활트레이너로 일하며 부상을 당한 무용수의 재활을 돕고 있다.


장 씨가 재활트레이너가 된 것은 무용수로 활동하다 부상을 입었던 경험 때문이었다. 장 씨는 “2013년 발가락이 부러져 수술을 받았다”며 “정형외과에서 하는 기본적인 재활훈련은 무용수와 맞지 않아 무용수만을 위한 재활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장 씨는 다른 무용수들과 보다 조금 늦게 무용의 꿈을 가진 케이스다. 대학에 들어간 뒤에야 무용을 전공했다. 무용수로 활동하는 동안 현실적인 문제로 은퇴를 고민하는 동료 및 선후배도 자주 봤다. 장 씨는 “무용수는 누군가에게 고용되는 형태가 아니다 보니 불안을 갖고 지낼 수밖에 없다”며 “서른 즈음이 되면 다들 언제까지 춤을 출 수 있을지 고민하기 마련이다”고 말했다. 

◇ 새 직업 필요성 느끼지만…준비는 ‘부족’ 

‘2017 전문무용수 실태조사’ 중 다른 직업 활동 준비 이유(자료=전문무용수지원센터).


전문무용수지원센터가 2017년 진행한 ‘전문무용수 실태조사’에 따르면 무용수의 은퇴 시기는 40대가 19.8%로 가장 높았다. 30대 후반도 19.4%에 달했다. 은퇴 후 직업 활동에 대해서는 88.1%가 필요하다고 답했지만 실제로 은퇴 이후를 준비하는 경우는 39.2%에 불과했다.
 
다른 직업을 고민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생계유지가 힘들어서’라는 답변이 35.7%로 가장 많았다. 고용형태도 프리랜서가 42.3%로 높은 비중을 차지해 안정적인 수입 확보가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1년간 무용활동으로 번 수입도 평균 479만7603원에 불과했다.








무용은 다른 예술분야에 비해서도 힘들다. 예술경영지원센터가 발표한 ‘2016 공연예술실태조사’에서 무용 단체의 연간 평균 수입은 연극·무용·양악·국악 등에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현실에서 무용수의 은퇴가 안타까운 것은 어릴 때부터 키워온 꿈을 너무 빨리 포기해야 해서다. 한 무용계 관계자는 “발레단의 경우 군무 무용수로만 머물다 은퇴하는 이들도 많이 있다”며 “민간 무용단일수록 이런 안타까운 일이 더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현대무용협동조합 이사장을 맡고 있는 김성한 세컨드네이처 댄스 컴퍼니 단장은 “무용수들이 공연으로 살아갈 수 없다는 걸 알다 보니 대학 졸업도 전에 무용을 포기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며 “무용계의 슬픈 현실의 단면이다”라고 말했다.

전문무용수의 직업전환을 위해 학비 지원과 각종 아카데미 등 전문무용수지원센터의 프로그램이 그나마 보탬이 된다. 박 씨와 장 씨도 이를 통해 직업전환에 나선 경우다. 두 사람은 ‘제2의 삶’을 선택하기 위해서는 부딪혀 보는 게 우선이라고 입을 모았다. 장 씨는 “시작하고 부딪혀보면 진짜 자신에게 맞는 길을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박 씨는 “고민만 하지 말고 좋아하는 걸 해보고 다양한 경험도 쌓다 보면 무용이 아닌 또 다른 길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기사출처 : http://www.edaily.co.kr/news/news_detail.asp?newsId=01252966619207608&mediaCodeNo=257&OutLnkCh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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